일본 기업, AI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다: 단순 보조를 넘어 '의사결정 파트너'로

최근 일본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단순한 업무 보조 수단을 넘어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AI와의 공존'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는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강화하고, 직원들이 AI와 자연스럽게 협업하는 문화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입니다.

AI, 이제 '사장님'과 '상사' 역할까지?

일본 금융 대기업 미쓰이스미토모 파이낸셜그룹(SMBC)은 그룹 CEO의 발언을 학습한 'AI CEO' 챗봇을 도입했습니다. 직원들은 이 챗봇을 통해 마치 CEO에게 직접 질문하는 것처럼 '나카지마다운' 답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SMBC는 상품 데이터, 고객 거래 실적, 은행원의 노하우 등을 종합 분석하여 고객 니즈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AI 상사'도 개발 중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실험을 넘어, 향후 AI 활용을 가속화하고 고객 편의성 증대, 영업력 향상, 의사결정 지원, 업무 자동화 등 AI와의 업무 융합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초석으로 평가됩니다.

경영 전략 회의에도 AI가 등장하다

일본 음료 대기업 기린홀딩스는 자체 개발한 AI 임원 '코어메이트(CoreMate)'를 경영 전략 회의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 AI는 지난 10년간의 이사회 및 전략 회의 자료와 최신 시장 데이터를 학습하여 마케팅, 재무, 법무 등 12개 전문 분야별로 회의 안건에 대한 분석과 의견을 제시합니다. 기린홀딩스 사장은 AI가 놓치기 쉬운 사회적, 기술적 시점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창업주의 철학부터 실무까지, AI의 진화

파나소닉은 사망한 창업주의 연설과 저술을 학습한 AI 모델을 개발하여, 창업주의 경영 철학을 교육 및 회의에 재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 문화 전파와 조직 정체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제조업계에서도 일본전기(NEC)는 숙련된 작업자의 노하우를 데이터화하여 AI 기반 품질 검사에 적용하고 있으며, 스미모토 상사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을 전사 도입하여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 의사결정 과정에 AI를 실무적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AI와 함께 일하는 환경을 조직 전반에 정착시키려는 전략적 행보입니다.

결론: AI는 CEO나 임원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일본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강화하고 확증 편향 오류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AI는 인간과 달리 감정이나 관계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하지만 현재 AI가 CEO나 임원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찾아내는 데 탁월하지만, 복잡한 인간 관계, 윤리적 판단, 창의적인 문제 해결, 비정형적인 상황 대처 등 인간 고유의 영역에서는 아직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AI는 CEO나 임원을 '대체'하기보다는,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AI는 경영진이 놓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하여 최적의 선택을 돕는 조력자가 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AI는 인간 경영진의 역량을 강화하고, 더욱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